올해 2026년 DEFCON 34, 즉 34번째 대회에 팀 Cold Fusion 으로 참가해서 4등을 했다.
본선 참여를 위해 라스베거스 현지에서 Final을 참여했는데, 이것저것 갔다와서 이것저것 느낀점들, 생각이 바뀐 것들이 좀 있다.
남들에 보여주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스스로 일기를 쓴다는 느낌으로 기록을 좀 남겨보고자 한다.
마음가짐
사실 LLM 이 뜨면서 블로그 조회수도 떨어지고 하는 이유들로 요즘 블로그 글을 거의 쓰지 않은지 꽤 되었는데, 다시 글을 쓰게 된 것도 바뀐 생각 중 하나이다.
2023년도에 처음 온사이트 데프콘 참석한 이후, 육아 등의 이유로 CTF를 거의 하지 못했고 그래서 이번에 참여하면서도, 이번에 가는것이 큰 의미가 있을까 라는 의구심을 조금 하긴 했었다. 하지만 갔다온 지금으로써는 갔다오길 잘 했다라는 생각이 든다.
둘다 다른 관점으로 볼 수 있을 것인데 일단 가기 전에는 안가는쪽으로 생각했던 이유들은 다음과 같다.
1. CTF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지 오래되었는데 기여를 할 수 있을까?
2. 어차피 LLM이 다 풀어준다고 하는데 가는게 의미가 있을까?
3. CTF 자체가 이제 의미가 있을까?
4. 11시간 12시간 비행이 고될 것인데 그 가치가 있을까?
5. 비용도 많이 드는데 궂이 라스베가스 현지에 갈 필요가 있을까?
지금 다녀와서 생각해봤을때는 조금 바뀐 생각들이 있는데 아래들과 같다.
1. 가기로 하면 기여를 하기 위해 준비를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성장하게 된다. CTF 문제 풀이에 기여를 못한다면, 인프라 개발이나 다른 부분에서도 기여를 할 수 있다.
2. 어차피 사람간 경쟁이고, 같은 LLM을 쓰더라도 잘 쓰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지금 LLM이 강력해진 상황에서 CTF 상황이 어떤지 확인하는 것 자체에도 의미가 있다.
3. 2와 같다. 어떻게 변할지 확인하는 것에 의미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CTF인 DEFCON에서는 어떻게 대응하는지 알아볼 만 하다.
4. 이건 힘들긴 하다. ㅋㅋㅋ 체력 운동을 평소에 많이 해놓던가 아니면 돈을 많이 벌어서 비즈니스 티켓을 예약해야 겠다. 사실 갈때는 갈만했는데 올때가 정말 힘들었다.
5. 현지 시차에 맞게 대회하는 것이랑, 현장 분위기 느끼고 네트워킹 하고 모티베이션 느끼는 가격이라고 생각된다.
이번 온사이트 가는데에 총 경비를 600만원 정도 사용한 것 같은데, 600만원의 가치가 있는 경험인가? 라고 물어봤을때는 가기 전에는 딱히 대답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가기로 결정하기로 한 것은 아래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 하면서 였다.
1. 지금 600만원이 없으면 내 인생에 큰 지장이 생기는가? -> No
2. 추후에도 이러한 DEFCON Final을 참석할 기회가 많을 것 같은가? -> No
-> 특히나 내년에 LLM이 더 발달하면 다음 DEFCON CTF의 양상이 많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았다.
-> 나이가 들어가면서 체력적인 이슈로 점점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그리고 이러한 경험 등에 가성비를 따지면서 접근하는 사람들이 나를 포함해서 주변에 있었던 것 같은데, 이러한 것에 가성비를 따지지 않고 과감하게 투자하는 사람들이 계속적으로 동기부여도 잘 유지하면서 결국은 결과들이 좋았던 것 같다. 그렇다고 믿고 싶다. 이 분야의 Job을 선택한 이유 자체가 돈을 잘 벌어서가 아닌, 내가 흥미로워하고 재미있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여튼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들은 여기까지 하고, 대회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자
AI 시대에 대응한 DEFCON CTF
올해부터는 DEFCON CTF organizer가 nautilus institute에서 bbb로 바뀌었다. 몇년간 우승을 차지했던 MMM에서 일부가 떨어져 나간 팀으로 알고 있다.
새 organizer이기도 하고, 작년 대비 LLM 성능이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어떤식으로 대응할지 궁금했다.
내가 관찰한 AI 시대에 대응한 DEFCON CTF의 달라진 점들은 아래와 같다.
1. flag rebate 라는 rule을 추가가 되었다. pcap을 분석해서 유출된 flag를 찾아서 제출하면 상대방의 공격점수 일부를 되가져올 수 있는 제도이다. pcap 분석 후 flag rebate를 제출하는 일, 그리고 exploit 작성 시 flag가 평문으로 보이지 않도록 하는 일을 추가적으로 해야 해서 CTF 자체에서 해야하는 일을 늘렸다.
2. King of the Hill 문제에서 대회 참여자의 LLM 끼리 서로경쟁하게 만들었다. King of the Hill은 결국 참여 팀 간의 스코어 경쟁이다. 한 팀이 LLM으로 좋은 점수를 내면 다른 팀도 LLM으로 좋은 점수를 내야 한다. LLM으로 참여자들의 능력이 augmented 되었어도, 다른 팀도 마찬가지이므로 서로 경쟁하며 변별력을 만든다.
3. pipin 문제 처럼 사람이 더 잘 풀수도 있는 문제를 만들었다. 슈퍼마리오와 같은 게임을 만들어놓고, 서로 게임을 풀어서 flag를 탈취하게 만드는 형태이다. 상대방이 게임을 풀기 어렵도록 어려운 위치에서 시작하게 만들어서 방어 한다. LLM도 결국 이를 잘 해내지만, 결국 시간이 얼마나 걸리냐가 문제인 것 같다. 이런 문제에서는 게임에 익숙해진 사람이 오히려 UI를 보면서 실시간 대응으로 문제를 더 잘 풀수도 있다.
4. tick이 5분/3분으로 축소되었다. 기존 대회에선 틱이 15분이었던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를 1일차 2일차에는 틱당 5분, 마지막 날에는 틱당 3분으로 축소시켜 대회의 속도감을 많이 높였다. LLM으로 문제는 결국 거의 다 풀수 있지만, 이를 얼마나 남들보다 빨리 푸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는 부분을 대회의 점수에 반영하도록 했다.
여담
packet-manager 개발 관련
이번에 어쩌다 보니, packet-manager 개발을 주도적으로 맡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꽤 큰 크기의 pcap들이 나온다고 하고, 동접자가 수십명은 될 것으로 예상되어 성능 최적화나 UI/UX 개선 등을 똥줄 타면서 이것저것 하게 되었다. 출발하기 전부터 계속 개발을 했는데, 안그래도 육아와 회사 일 등으로 수면시간이 부족한 상태라 AI를 이용해서 어떻게 온몸 비틀기로 개발을 진행했다.
성능 및 잠재 이슈들을 고려하면서 여럿이서 쓸 도구를 개발하다보니 나름 신선한 경험이었고, LLM 덕에 개발에 들어가는 시간들을 많이 아꼈지만 여전히 사람이 고려해줘야 하는 것들이 많이 있었다.
원하는 기능들을 100% 다 해서 출시하진 못했지만, 대회장에서 사람들이 내가 만든 기능들을 잘 사용해주는 모습들을 보니 꽤나보람있었다. 개발자들이 사용자가 많은 서비스들을 개발하고 maintain하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들었는데 이게 이런 기분인가 싶었다.
CTF after party
CTF after party가 매년 있다고 들었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참석 해보았다. 내향인으로써 아는사람도 많지 않아서 좀 부담스럽긴 했는데, 미국까지 온 돈이 아까워서라도 반은 억지로 참석해보았다. 최근 몇년간 별 필요도 없는 영어 공부를 계속 해왔었는데, 덕분에 공부했던 영어를 사용할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 그리고 언어는 단어 및 문법 연습들도 중요하지만, 결국 이야기 할 경험과, 대화 센스, 자신감 등도 중요하다는 것을 느꼇다.
느낀 점
이번에 다녀오면서 느낀 점들이 많긴하다.
20대 초중반 대학생 때 부터 라스베가스를 밥먹듯이 오는 친구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친구들이 부러웠다. 이 Cyber Security 도메인을 월드 클래스로 이미 경험하는 것들이 자기네들의 성장과 동기부여 등에 많은 도움이 될 것 으로 보였다. 이 좋은 경험을 더 어린 나이에? 라는 느낌이 들었다.
다음에도 기회가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 느낀점들을 원동력 삼아 계속해서 정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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